설 직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오래 전 장관급으로 일하셨고, 요즘엔 사회단체 일과 대학 강의를 열정적으로 하시는 분과 점심 약속이 있었습니다. 약속은 한 달전쯤에 잡았는데, 약속한 날짜 일주일 전에 장소를 묻는 문자가 온 겁니다. 통상적으로 전날이나 2~3일전쯤 장소와 시간을 확정하는 게 보통 아닌가요. 속으로 \아, 이분 성격 참 급하시구나.ㅎㅎ\ 하고 생각했습니다. 이분은 한창때 \핏대\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열정적인 분이었고, 나이 지긋하게 드신 지금도 세상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신 분이지요. 아마 중간에 설 연휴가 끼어 있어서 서두르신 듯 합니다. 이분과의 유쾌한 자리를 마치고 다시 신문사의 바쁜 일상으로 돌아와 이때 일을 그저 잊고 있었습니다. 제가 잘못했다는 걸 깨달은 건, 3월16일자 경제섹션 8면에 게재된 위문희 기자의 뉴스클립 \비즈니스 에티켓\(http://joongang.joins.com/article/495/17359495.html?ctg=)을 보고나서였습니다. 이 기사는 ‘비즈니스 에티켓’ 분야를 개척해 온 피터 포스트가 전하는 비즈니스 에티켓을 정리한 건데요. 이 양반은 에티켓의 경전으로 평가받는 1922년 『에밀리 포스트의 에티켓』의 후손입니다. 기사 중에 이런 부분에 눈에 확 들어오더군요. \"비즈니스 오찬의 경우 상대방의 취향을 고려해야 한다. 초청을 할 때는 두세 곳의 식당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상대방의 의사를 물어보는 게 좋다. 상대방에게 최소한 1주일 전에 알려서 자신의 스케줄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한다.\" 미리 장소를 알려드렸더라면 그 분이 저와의 점심 식사 전후의 다른 일정과 동선을 짜는데 당연히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뒤늦은 깨우침이 오더군요. 피터 포스트의 다른 조언도 한번 눈여겨 보시기 바랍니다. \"출근을 하면서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에티켓이 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리는 것이다. 자신이 가야 하는 층의 단추를 누른 뒤, 가능하면 안쪽으로 들어가서 다른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남겨둔다. 단추를 누를 수 없으면 당황하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부탁한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때에는 문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이 먼저 내린다. 한 가지 예외는 회사의 최고경영자나 임원이 먼저 내리도록 뒤로 한걸음 물러서는 경우다.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고객의 비즈니스나 그 밖의 기밀사항을 말하지 않도록 한다.\" \"외부에서 업무를 볼 때, 상대방과 제일 먼저 명함을 교환하게 마련이다. 명함을 건네 받으면 읽어 보고, 경우에 따라서는 디자인에 대한 칭찬을 한 다음 지갑이나 다이어리에 넣도록 한다.\" 기업 문화가 외국과 우리가 같은 수는 없겠지요. 그런 점에서 다소 어색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로 통합되는 세상이니, 세계 시민의 에티켓 중에서 서로 통하는 부분이 점점 많아지지 않을까요. 외교관 생활을 30여년 했던 서대원 전 유엔 차석대사가 2007년 『글로벌 파워 매너』라는 책을 낸 적이 있었지요. 이 책에 나오는 글로벌 매너는 이런 거였습니다. 입에 음식이 있는 상태로는 절대 말하지 않는다포도는 손으로 먹어도 상관없지만, 딸기는 한 알씩 스푼으로 먹는다뷔페 식당에서 생선과 육류는 같은 접시에 담지 않는다집으로 식사초대를 받았을 때 선물로 케이크를 가져가선 안된다. 디저트 솜씨를 자랑하는 것이 호스티스의 특권이기 때문이다음식이나 술을 권하는 건 전적으로 호스트의 몫인 만큼 게스트로 참석한 식사에서 술을 권하거나 따르면 실례다...비즈니스 매너의 ‘글로벌 스탠더드’가 이런 것이라고 하네요. 물론 이게 다는 아닙니다. 서 전 대사는 “이런 하드웨어적인 매너는 기본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매너의 핵심은 ‘콘텐트’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교양과 지식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평소에 뉴욕타임스의 북리뷰를 읽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는 책을 알아두고, CNN의 헤드라인 뉴스 정도는 파악하고 있으라는 게 그의 조언입니다. 여기서 문제 하나. 아까 엘레베이터 얘기를 잠깐 했었지요. 관련 문제입니다. 문제. 신입 사원이 우연히 회사 사장님과 같은 엘리베이터에 탔다. 일단 정중히 인사는 드렸는데 그 다음 처신이 쉽지 않다. 도대체 엘리베이터 안의 어디가 말단인 내가 설 자리일까. 과연 엘리베이터에도 상석(上席)이 있을까. 답은 \물론 있다\ 입니다. \"가장 좋은 자리는 엘리베이터 버튼 대각선 방향 뒤쪽이다. 버튼이 양쪽에 있는 엘리베이터는 뒤쪽 중앙이 상석이다. 안내자나 아랫사람은 버튼 바로 앞에 서서 엘리베이터를 작동하는 게 보기 좋다. 그런데 엘리베이터에 먼저 탄 상사가 버튼 앞에 자리를 잡으면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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