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함께 쳐보면 성격(character)과 인품(personality)을 알 수 있다. 4년 만나는 것보다 4시간 골프 쳐보는 게 낫다는 얘기가 있다.
잘될 때 반응, 실패했을 때의 감정 조절, 동반 플레이어와 캐디에 대한 배려(solicitude), 남이 안 볼 때의 진실성(integrity) 등을 보면 그 사람의 인생살이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lay bare a stark reflection of their way of living life).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초강경 관세 여파에 따른 증시 폭락(stock market crash triggered by his hardline tariffs)과 수십만 명 시위 와중에 보란 듯이 소셜미디어에 골프 치는 영상을 올렸다. 수많은 국가 대다수 사람은 “골 때린다(be ridiculous)”며 전전긍긍하는데(get panicky over it), 무슨 심산(ulterior motive)으로 공 때리는 모습을 과시한(flaunt himself) 건지는 알 수 없다.
워싱턴포스트와 CNN에 따르면, 트럼프는 골프장에서도 승부욕(desire to win), 허세(bravado), 자기 연출(self-promotion), 어린아이 같은 고집(childish stubbornness), 자기중심적 성격(self-centeredness)을 고스란히 내보인다. 규칙보다 ‘내 방식’을 더 귀하게 여긴다(value his own way over the rules). 규범보다 결과, 과정보다 이미지를 우선시한다(prioritize results over norms and appearance over process). 세상의 이치보다 자신의 주장을 먼저 내세우는 데 주저함이 없다.
골프 저널리스트 릭 라일리는 저서에서 트럼프를 “가장 많이 속이는 골퍼”라고 표현한 바 있다. 공 위치가 좋지 않으면 아무 거리낌 없이(without hesitation) 옮긴다. 타구 숫자도 걸핏하면 낮춰 말한다. 수단·방법 가리지 않는다(spare no means). 백악관이든, 골프장이든 중요한 건 이기는 것뿐이다.
나이 탓에 엉성하지만(be awkward due to age) ‘폼’에 엄청 신경 쓴다. 자신의 로고가 박힌 화려한 복장(flashy outfits emblazoned with his logo)으로 전용 카트를 여유만만 운전하는 모습은 주목받는 또 다른 무대로 인식하고 연출하는 퍼포먼스다. “성공한 사람” “누구도 가타부타할 수 없는 인물(figure beyond anyone’s judgment)”이라는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수단으로 삼는다. 골프는 사교 운동인데, 친목이 아닌 통제의 장으로 만든다. 자신의 주도권과 위상을 각인시키고(engrave his authority and status) “결정은 나 홀로 한다”고 확인하는 무대다.
비판적 언론 보도에는 ‘가짜 뉴스’ 누명을 씌워(frame them as “fake news”) 자신을 정당화한다. 골프 칠 때도 마찬가지다. 스코어를 왜곡하며 불리한 상황을 인정하지 않는(refuse to acknowledge unfavorable situations) 모습은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고(ignore inconvenient truths) 유리한 현실만 내세우는 평소 성향과 판박이다. 골프는 스윙과 함께 양심 훈련도 착실히 해야 하는(diligently train your conscience as well as your swing) 운동이라는 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