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아는 K모 은행의 인사과장의 말에 의하면, 은행텔러 1차 서류전형의 자기소개서를 검토하다 보면 두 세개의 문장이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이 쓰여진 것을 발견한다고 한다. 이는 비전문 이력서 대행 사이트의 명백한 ‘사기죄’에 해당 될 것이다. 그 지원자는 두 번 검토할 것도 없이 탈락이 되는 순간인 것이다. 필자가 만나는 고객들이나 한국의 취업컨설팅 관련 시장을 보면 때론 답답함을 느낀다. 한국의 취업 컨설팅 문화는 어찌 하다 보니 ‘대필’, ‘표절’ 등으로 시작되었다. 이런 서비스를 의뢰한 고객들은 내가 누구인가를 분석하기 전에, 자신은 무슨 일이든 간에 최선을 다하는 열정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고, 회사의 발전을 위해서 나 하나 바칠 각오가 되 있다는 이야기를 매력적인 문장으로 펼쳐 놓기만 하면 모두가 만족해 한다. 대한항공 입사 지원서에는 한결 같이 ‘민간 외교관’, ‘하늘 높이 사랑이…’ ‘고객의 미소….’ 로 가득 차 있다. 또 얼마 전 KCC 공채 공고에는 모두가 신문 구인광고를 따라 하고 있었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의 대필과 표절의 대표적 유형을 말하여 보겠다. 1. 인터넷에 떠도는 좋은 문장을 조금 변경하여 쓰지만 베낀 티가 너무 난다. (내가 좋게 생각하는 문장은 남도 좋게 생각하기 때문에 베낀 티는 항상 나게 되어 있다) 2. 몇몇 비전문가들이 작업하는 이력서 대행 사이트에서 몇 만원에 의뢰하여 받은 자기소개서에는 이미 기존에 작성되어 있는 ‘중고 문장’들이 돌고 돈다. 3.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남의 이야기라는 것이 나타나는 모순형 논리 자기소개서들이 있다. 이력서의 학점을 보면 3.0을 가까스로 넘긴 지원자가 전공과 관련된 열정과 대학 생활에서 교수님들로부터 다방면으로 인정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써나가는 경우가 있다. 학점이 낮더라도 그럴 수는 있지만 여기엔 뭔가 빠진 이야기가 있거나 짜깁기를 하다가 채우지 못한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구직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서 글만 잘 쓰면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라는 것이다. 그림을 모두가 잘 그릴 수 없고, 노래를 모두가 잘 부를 수 없듯이 글을 쓰는 것 또한 이와 같다. 인사담당자들은 이를 잘 알고 있다. 인사담당자들은 자기소개서에서 구직자들의 문장력을 보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취업서류에 그럴듯한 문장으로 1차 서류전형을 통과한 사람들이 면접에 가서 그 문장의 구체적 질문에 답변을 못해서 떨어지는 일은 숱하게 벌어지고 있다. 만약 어떤 취업관련 사이트에서 당신을 알기 위한 질문 보다는 잘 써주겠다는 말만 하고 있다면 의심을 해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당신도 가격부터 묻고 있었다면 그 가격에 맞는 베낀 문장 또는 남들이 사용했던 ‘중고 문장’들을 받을 것이란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는 자신의 강점과 비전, 잠재력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인사담당자에게 이해를 돕기 위한 개인광고의 문서이다. 어떤 제품이 나와서 광고를 할 때 광고 제작자가 제품에 대한 조사는 하나도 하지 않고 무조건 이 제품은 “끝내줍니다” “최고급 제품” 입니다. 라고만 떠들어 본다면 이것은 그야말로 ‘허위 과장광고’ 이다. 결론을 말한다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는 글을 멋지게 만들려고 하지 말고 나를 먼저 알고 지원회사를 알려는 자세로 접근하는 ‘광고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그 광고는 제품의 특성과 고객들에게 어떤 점이 좋은지 충분히 조사한 후에 광고제작을 하는 것이 순서란 것이다. ※이 글을 읽게 될지도 모를 몇몇 비전문 ‘이력서 대필자 또는 편집자’ 여러분에게 이 칼럼이 직업적 경각심을 일깨우는 기회가 되길 바라며, 기존에 한국의 취업 컨설팅 문화를 소신을 가지고서 개척하고 발전시켜 나가시는 분들께는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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